사실은 이것도 디자인입니다
김성연
한빛미디어 출판
일상 속 디자인에 관해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토스, 넷플릭스, 러쉬 등의 다양한 브랜드의 디자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도 하지만 디자이너라면 디자인 본질과 커뮤니케이션 등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의 디자인이라고 하면 예쁜 것을 넘어 단순한 것만 떠올릴 수 있는데 그 모두 중요할 수 있다고 짚은 점이 주목할 만했다.
‘예쁘다’는 말은 종종 천대를 받는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아름다운 디자인은 생각보다 더 기능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사용자는 예쁜 제품을 ‘사용하기 더 쉬운 것’으로 인식한다.
즉 예쁜 제품을 마주한 사람은 문제 해결 능력이 활성화되어 ‘아, 저 제품은 사용하기도 쉽겠네’라고 어림짐작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터페이스가 예쁜 앱에 더 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적으로 좋은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설사 기능에 문제가 있더라도 미적으로 예쁘면 사용자가 그 문제에 대해 심리적으로 관해질 가능성이 높다.
“모든 시스템에는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일정 수준의 복잡함이 존재한다.”
단순함은 좋은 가치다. 본질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단순함 자체가 목표일 필요는 없다.
심리학에서 종종 거론되는 테슬러의 법칙에서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든 시스템에는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일정 수준의 복잡함이 존재한다.”
테슬러의 이론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복잡함은 완벽히 제거할 수 없는 세상의 일부처럼 보인다.
어떤 사람의 지저분한 책상에도 그 사람이 부여한 임의의 질서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UIX의 창시자로 알려진 도널드 노먼은 디자인과 인간 심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복잡함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제거해야 할 대상은 바로 혼란스러움이다.”
노먼의 말에 따르면 디자이너는 맹목적으로 덜 복잡함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혼란스러움을 다스리는 사람에 가깝다.
즉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때 단순함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의 디자인도 ‘마치 이것도 디자인입니다라’는 것을 강조하듯이 심플하고, 글도 그 디자인 본질만 담아낸 듯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다.
하지만 대부분 일상적인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깊이 있는 실무적인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기대하고 이 책을 접했다면 책 제목의 기대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여하튼 ‘사실은 이것도 디자인입니다’는 대중적으로, 일상적으로 브랜드와 디자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돕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심플한 외양과 글만큼 책도 얇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스타트업에 관한 내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