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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씽킹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터틀넥프레스 출판

에디토리얼 씽킹은 말 그대로 편집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가 정의하는 에디토리얼 씽킹은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그 일련의 사고방식인 편집을 재료수집, 연상, 범주화, 관계와 간격, 레퍼런스, 컨셉, 요점, 프레임, 객관성과 주관성, 생략, 질문, 시각재료 등으로 분류해 살펴본다.
그러나 편집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내가 보는 ㅇㅇ란 무엇인가?”로 관점으로 접근하는 개인이다.
책에서는 손쉬운 그 예로 저자가 제시하는 도형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에디토리얼 씽킹 책 본문

“여기 무작위 상태의 현상이 있다.
●△☆○ 네 가지 도형이 무작위로 흩뿌려져 있는 이 세계에서 여러분은 ‘의미’를 찾아야 한다.
잠시 멈추어 생각해보자.
당신이 어떤 정보 관계에 주목하는지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대답은 여럿이다.”

에디토리얼 씽킹 책 본문

즉 도형들을 나누고 분류하고 보는 일에도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그게 편집의 속성인 것이다.
그에 따라 책에서 주목해볼 만한 내용은 이러하다.


편집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 그자체다.
우리 뇌는 장면의 모든 세부 사상을 동결시켜 기록하는 카메라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어떤 부분은 주목하고, 어떤 부분은 무시한다.
새로 들어온 정보를 원래의 것과 연결하고, 정보의 공백을 스스로 채워 넣기도 한다.
에디터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뇌 공장에서 ‘주목-무시-범주화-채워 넣음’ 등의 편집 행위가 시시각각 벌어진다.

중요한 건 자기 서사고, 의미 부여다
자아상을 예로 들어보자.
자아상은 자신이 겪은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 부분에 주목하고 맥락을 만들어서 의미를 덧붙인 기억의 모둠이다.
객관적 사건의 양상보다는 해석과 의미 부여가 인지적 차별점을 만든다.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바깥의 자극, 정보, 현상과 스스로를 분리시키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갖는다는 뜻이다.

세상을 보는 당신의 두 눈, 정보를 해석하고 세상과 호응하는 당신의 방식은 귀하고 소중하다.
뛰어나서가 아니다. 화려해서가 아니다. 유일해서다.
당신이 이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렇다.

글쓰기, 편집, 창작은 오류를 없애는 작업이 아니다.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음에도 한쪽 손을 들어주는 일, 입장을 밝히는 일, 오류를 품고 프레임을 치는 일이다.
프레임 바깥의 다른 가능성, 다른 해석, 다른 견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저는 여기서부터 여기까지에 대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하고 자신의 주관성을 드러내는 작업이 글쓰기이고, 편집이고, 창작이다.

수용자에게 어떤 첫인상으로 다가갈지, 그들은 어느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이 콘텐츠를 선택할지, 보고 난 뒤에 무엇이 마음에 남을지 상상한 만큼 콘텐츠에 힘이 생긴다.


하지만 이 또한 읽은 사람에 따라 나타난 편집의 결과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직접 에디토리얼 씽킹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도형의 분류처럼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분명한 건 흔히 겉으로 드러나 편집이라는 단어 아래의 본질이나 과정은 생각해보지 못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여러모로 편집에 관해 통찰해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편집에 관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편집에 관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고자 할 때 이 책은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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